문화
73-
부적 (bujeok) — 문틀 위의 붉은 종이, 그리고 '부적절'과는 남남인 말
부적은 잡귀를 쫓고 재앙을 물리치기 위하여 붉은 색으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몸에 지니거나 집에 붙이는 종이라는 뜻이다. **부적 (bujeok)** 은 수능 전날 조카 가방 안주머니에 슬쩍 들어가고, 이사한 집 현관 문틀 위에 붙고, 어떤 사람의 지갑 가장 안쪽 칸에서 십 년째
-
청첩장 — 결혼식에만 가는 카드, 초대장과 무엇이 다를까
**청첩장 (cheongcheopjang)** 은 결혼식에 와 달라고 청하는 글을 적은 카드라는 뜻이다. 영어 사전을 펼치면 invitation card라고 적혀 있지만, 그 번역을 그대로 믿고 쓰면 곧 곤란한 일이 생긴다. 한국어에서 청첩장은 초대장 전부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기 때문이
-
신점 (sinjeom): 사주와는 아예 다른, 신에게 묻는 점
새해 첫 주, 한국의 단톡방에는 꼭 이런 말이 오간다. “올해 운세 봤어?” 그중 누군가는 **신점 (sinjeom)** 을 보고 왔다고 답한다. 신점은 무당이 몸에 받은 신의 힘을 빌려 사람의 앞날이나 지금 겪는 문제를 짚어 주는 점이라는 뜻이다. 태어난 연월일시를 표에 놓고 계산해서
-
안방극장 — 텔레비전 앞 거실이 극장이 되는 말
**안방극장 (anbanggeukjang)** 은 텔레비전을 보는 각 가정의 방, 그러니까 ‘집 안에 차려진 극장’이라는 뜻이다. 설 연휴 저녁, 밥상을 치우고 소파에 늘어져 리모컨을 돌리는데 화면 아래 자막이 지나간다. “올 설, 안방극장을 찾아온 특선 영화 3편.” 극장에 간 사람은
-
발목 잡다 — 한 걸음을 못 떼게 붙드는 말
**발목 잡다 (balmok japda)**는 앞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나 일을 뒤에서 붙들어 더 가지 못하게 막는다는 뜻이다. 이직을 하려는데 남은 대출이 걸리고, 유학을 가려는데 계약 기간이 아직 1년 남았고, 잘 나가던 축구 대표팀이 후반 막판 실수 하나로 주저앉을 때 — 한국 사람
-
차례 (charye) — '네 차례야'의 차례와 설날의 차례는 다른 말입니다
**차례 (charye)** 는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나는 순서, 그리고 그 순서에 따라 주어지는 기회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면 이 말을 듣지 않기가 더 어렵다. 병원 접수대의 전광판, 은행 번호표 기계, 인기 식당 앞의 대기 명단, 명절 아침 세배하는 순서
-
처서 (cheoseo) — 더위에게 물러나라고 통보하는 날, 8월 말 한국인이 꺼내는 두 글자
처서 (cheoseo)는 '늦여름 더위가 물러나는 날'을 가리키는 이십사절기의 하나로, 해마다 8월 23일 무렵에 오는 날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8월 말이 되면 이 두 글자가 슬그머니 여기저기 등장한다. 일기예보 끝자락에, 시장 아주머니의 인사말에, 오랜만에 걸려 온 부모님 전화의 첫
-
엠티 (emti): 청량리역에 모인 스무 명, 삼겹살 열 팩의 여행
**엠티 (emti)**는 같은 단체에 속한 사람들이 서로 더 가까워지려고 다 같이 떠나는 짧은 여행이라는 뜻이다. 3월 첫째 주 한국 대학교 학과 게시판 앞에 서면 이 단어를 반드시 만난다. “국어국문학과 새내기 엠티 — 3월 21일(금)~22일(토), 가평, 회비 4만 원.” 개강하
-
개강 (gaegang) — 한국의 한 해는 3월과 9월, 두 번 시작한다
한국 대학가에는 일 년에 두 번, 거리의 공기가 통째로 바뀌는 날이 있다. 텅 비어 있던 학교 앞 복사집에 줄이 서고, 몇 달째 잠잠하던 단톡방에 알림이 쏟아지고, 편의점 삼각김밥이 오후 세 시면 동나는 그날. 바로 **개강 (gaegang)** 하는 날이다. 개강은 대학이나 학원 등에
-
국민템 (gungmintem): 온 국민이 하나씩은 갖고 있다는 그 물건
국민템은 '온 국민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고 할 만큼 널리 퍼진 물건'이라는 뜻이다. 소리 내어 읽으면 **국민템 (gungmintem)**, 실제 발음은 [궁민템]에 가깝다. 한국 드러그스토어에서 뭘 살지 몰라 한참 서 있다가 옆 사람에게 "이거 어때요?" 하고 물었을 때 상대가 0.
-
광복절 (gwangbokjeol) — 8월 15일, 한국이 '빛을 되찾은' 날
8월 15일 아침이면 아파트 베란다 난간마다 태극기가 하나둘 걸린다. **광복절 (gwangbokjeol)**은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 곧 8월 15일이라는 뜻이다. 달력에서 이 날짜는 빨갛게 찍혀 있고, 아침 뉴스는 기념식 중계로 시작하며, 관공서
-
환갑 (hwangap) — 육십갑자가 한 바퀴 돌아온 날, 예순 번째 생일
**환갑 (hwangap)**은 사람이 태어난 지 만 육십 년이 되는 예순 번째 생일이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온 가족이 한복을 차려입고 커다란 상 앞에 모여 앉는 장면이 나온다. 가운데 앉은 어른 앞에는 과일과 떡이 탑처럼 쌓여 있고, 자식들이 차례로 절을 하고, 손주들
-
휴학 (hyuhak) — 학교를 그만두는 게 아니라, 돌아올 자리를 남겨 두고 쉬는 일
**휴학 (hyuhak)**은 일정한 기간 동안 학교를 쉬는 일이라는 뜻이다. 학교를 아예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학적(학교에 이름이 올라 있는 상태)은 그대로 둔 채 한 학기나 한 해 동안 수업에 나가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한국 대학생과 조금만 이야기를 나눠 보면 이 단어가 놀랄 만큼
-
인생작 (insaengjak) — 내 인생 최고의 작품을 만났을 때
엔딩 크레딧이 끝까지 다 올라가고 상영관 불이 켜졌는데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적이 있는가. 한국 사람들은 그 순간을 단어 하나로 말한다. **인생작 (insaengjak)** 은 “내 인생을 통틀어 최고로 꼽는 작품”이라는 뜻이다. 영화든 드라마든 소설이든 게임이든, “재미있었다”로
-
저속노화 — 젊어지는 게 아니라, 천천히 나이 드는 것
**저속노화 (jeosongnohwa)**는 몸이 늙어 가는 속도를 생활 습관으로 늦춘다는 뜻이다. 젊어지는 것도, 주름을 지우는 것도 아니다. 나이는 그대로 먹되 그 속도만 낮추자는 말이다. 요즘 한국의 20~30대는 점심 메뉴를 고르면서, 밤 열한 시에 라면 물을 올리다 말고 이 말
-
졸혼(jolhon) — 이혼은 아닌데, 결혼을 졸업합니다
한국 예능이나 뉴스를 보다 보면 어느 날 이런 자막이 뜬다. "저희, 졸혼했습니다." **졸혼(jolhon)은 법적인 부부 관계는 그대로 둔 채, 부부가 서로 합의해서 함께 살지 않고 각자 독립적으로 살아가기로 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이혼이 아니라서 서류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
-
명함 (myeongham) — 한국에서 이름보다 먼저 건네는 종이 한 장
**명함 (myeongham)** 은 남에게 알리기 위해 자신의 이름, 직업, 주소, 연락처 등을 적은 작은 종이라는 뜻이다. 영어로 옮기면 business card 한 단어면 끝나는데, 한국에서 이 종이 한 장이 하는 일은 그보다 넓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국 사람들은 “안녕하세요,
-
노키즈존 (nokijeujon) — 문 앞에 붙은 A4 한 장이 말하는 것
노키즈존(nokijeujon)은 영유아와 어린이의 출입을 가게 쪽에서 제한하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주말 오후, 브런치 카페 유리문에 "13세 미만 어린이는 입장이 어렵습니다"라고 적힌 A4 한 장이 붙어 있다면 그 가게가 바로 노키즈존이다. 카페와 식당이 가장 많고, 펜션·미용실·일부
-
온돌 (ondol) — 한국 사람이 벽이 아니라 바닥을 데우는 이유
겨울에 한국 집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이 가장 먼저 놀라는 곳은 벽이 아니라 바닥이다. 문을 열고 신발을 벗는 순간, 발바닥이 먼저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
사돈 (sadon) — 결혼식장에서 가장 조심스러운 한마디
**사돈 (sadon)**은 혼인한 두 집안의 부모들 사이, 또는 그 부모들이 서로 상대편을 부르거나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다. 한국 결혼식장에 가 보면 신랑 아버지와 신부 아버지가 서로를 이름도, 직함도 아닌 이 한 단어로 부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사돈,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목
-
손없는날 — 이삿짐 값이 하루 만에 30만 원 뛰는 날
손없는날 (son eomneun nal)은 **사람의 일을 훼방 놓는 귀신이 자리를 비운 날, 그래서 이사·개업·혼례처럼 큰일을 시작하기 좋다고 여겨지는 날**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이사를 한 번이라도 준비해 본 사람은 이 말을 반드시 만난다. 이삿짐센터에 전화해서 짐 양과 거리를 똑
-
손발이 맞다 — 말하지 않아도 척척, 한국인이 팀워크를 칭찬하는 법
**손발이 맞다 (sonbari matda)**는 함께 무언가를 하는 사람들끼리 일하는 방식과 호흡이 잘 맞아,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일이 매끄럽게 굴러간다는 뜻이다. 이삿날 둘이서 소파를 드는데 한 사람이 “왼쪽!” 하고 외치기도 전에 상대가 이미 왼쪽으로 몸을 트는 순간, 한국
-
팀플 (timpeul) — 한국 대학생이 학기마다 가장 두려워하는 두 글자
**팀플 (timpeul)**은 여러 사람이 한 조를 이뤄 함께 해내야 하는 학교 과제, 곧 '팀 프로젝트(team project)'를 줄여 부르는 말이라는 뜻이다. 한국 대학생의 한 학기는 사실상 이 두 글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개강 첫 주에 강의계획서를 받아 든 학생들이 가장 먼저
-
윷놀이 (yunnori) — 설날 거실 바닥이 가장 시끄러워지는 순간
**윷놀이 (yunnori)**는 편을 갈라 교대로 윷을 던져 윷판 위의 말을 움직여 승부를 겨루는 놀이라는 뜻이다. 준비물은 나무 막대 넷과 말판 하나가 전부인데, 이 단순한 놀이가 시작되는 순간 조용하던 거실이 갑자기 시끄러워진다.
-
백일 — 아기가 세상에 온 지 백 날째 되는 하루
**백일 (baegil)**은 아이가 태어난 날로부터 백 번째 되는 날이라는 뜻이다. 아기가 세상에 나오고 딱 백 날째가 되는 그 하루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에서는 이 하루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 흰 백설기를 찌고, 사진관에 가서 아기 사진을 찍고, 이웃과 친척에게 떡을 돌린다. 아기
-
벼룩시장 — 오늘 하루만 상인이 되는 자리
**벼룩시장 (byeoruksijang)** 은 중고품을 싸게 사고파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토요일 아침, 아파트 단지 주차장 한쪽에 돗자리가 깔린다. 옆집 아이는 작아진 운동화를 내놓고, 그 옆에서는 이사를 앞둔 부부가 밥솥과 선풍기를 펼쳐 놓는다. 가격표는 매직으로 대충 쓴 종이 조각
-
축의금 — 한국 결혼식 봉투에 담기는 축하의 무게
**축의금 (chuguigeum)**은 결혼식이나 돌잔치처럼 축하할 일이 있는 자리에서 축하의 뜻을 담아 내는 돈이라는 뜻이다. 한국 결혼식에 처음 초대받은 외국인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 바로 이 단어다. 예식장에 도착하면 식장 문 앞에 긴 접수대가 놓여 있고, 하객들이 흰 봉투를
-
카공족 (kagongjok): 커피 한 잔으로 다섯 시간, 카페에 눌러앉는 사람들
**카공족 (kagongjok)** 은 카페에 오래 앉아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시험 기간에 대학가 카페 문을 열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설명이 필요 없어진다. 테이블마다 노트북이 펼쳐져 있고, 콘센트에서 가까운 자리는 이미 다 찼고, 다 식어 버린 아메리카노 한 잔이
-
오늘의 한국어: 미신 (misin) — 믿는 사람 앞에서는 함부로 쓰지 않는 말
**미신 (misin)**은 점이나 굿처럼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믿음, 또는 그런 믿음을 가지는 것이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이사 갈 집을 계약한 주인공이 달력을 넘기며 “손 없는 날”을 찾거나, 시험 전날 어머니가 미역국 대신 찹쌀떡을 내미는 장면을 본 적이 있
-
MBTI — 한국에서 이름 다음으로 묻는 네 글자
**MBTI (엠비티아이, embitiai)**는 사람의 성격을 네 글자 알파벳으로 나타내는 성격 유형 검사, 그리고 그 검사에서 나온 자기 유형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에서 이 말은 심리학 용어라기보다 인사말에 가깝다. 처음 만난 또래끼리 이름을 주고받고 나면 세 번째쯤 나오는
-
눈치 100단이 되는 법 — 한국인의 초능력, 눈치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꼭 나오는 말이 있어요.
-
눈치 100단이 되는 법 — 한국인의 초능력, 눈치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꼭 나오는 말이 있어요.
-
사주 (saju) — 태어난 연·월·일·시, 네 기둥에 적힌 이야기
**사주(saju)는 사람이 태어난 연, 월, 일, 시를 나타내는 네 간지, 그리고 그 네 간지로 풀어 보는 타고난 운수를 뜻하는 말이다.** 새해 첫 주가 되면 서울 대학로나 홍대 골목의 사주카페 앞에 줄이 늘어선다. 이직을 앞둔 사람, 결혼 날짜를 잡으려는 사람, 그냥 올해가 어떨지
-
사투리 (saturi): 표준어가 아니라서 더 정겨운 말
**사투리 (saturi)**는 일부 지방에서만 쓰는, 표준어가 아닌 말이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귀가 갸웃해지는 장면이 온다. 분명 같은 한국어인데 억양이 파도처럼 오르내리고, 문장 끝이 '-노', '-예', '-당께', '-유' 같은 처음 듣는 소리로 닫힌다
-
설날 (seollal) — 떡국 한 그릇에 나이 한 살이 붙는 날
**설날 (seollal)**은 음력 1월 1일, 한 해가 새로 시작되는 것을 기리는 한국의 가장 큰 명절이라는 뜻이다. 양력 1월 1일이 아니라 음력을 따르기 때문에 날짜가 해마다 옮겨 다닌다 — 어떤 해는 1월 하순, 어떤 해는 2월 중순이다. 그래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새해 인
-
원작 (wonjak) — 드라마 첫 화 자막에 늘 뜨는 그 말
**원작 (wonjak)** 은 연극이나 영화의 대본으로 만들거나 다른 나라 말로 고치기 전의 원래 작품이라는 뜻이다. 한국 드라마를 틀면 1화가 시작되기 직전, 화면 구석에 작은 자막이 하나 뜬다. “이 드라마는 웹툰 《○○○》을 원작으로 합니다.” 그리고 방영 첫 주가 지나면 커뮤니
-
돌잔치 — 아기의 첫 생일에 온 가족이 모이는 이유
돌잔치 (doljanchi)는 아이의 첫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잔치라는 뜻이다. 토요일 낮의 뷔페 식당, 입구에 풍선 아치가 서 있고 무대 앞 작은 상에는 실타래와 지폐와 연필이 나란히 놓여 있다. 한복을 입은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나오면 스무 명 남짓한 어른들이 동시에 휴대폰을 든다
-
금수저 — 태어날 때 이미 쥐고 있던 것
**금수저 (geumsujeo)**는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 부모의 재력과 인맥 덕분에 처음부터 유리한 자리에서 출발한 사람을 뜻한다. 글자만 보면 ‘금으로 만든 숟가락’이지만, 이 말을 쓰는 사람 중에 식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금수저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더 정확히는 그 사
-
인연 — 만남에 이유를 붙이는 한국어
**인연 (inyeon)**은 사람들 사이에, 또는 사람과 사물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뜻하고 그 관계가 생겨난 이유나 내력까지 함께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 사람은 헤어진 사람을 떠올릴 때, 우연히 다시 만난 사람 앞에서, 오래 알고 지낸 사이를 남에게 소개할 때 이 한 단어를 꺼낸다.
-
깻잎 논쟁 — 한국 커플이 밥상 앞에서 진심으로 싸우는 이유
깻잎 논쟁 (kkaennip nonjaeng)은 연인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내 애인이 다른 이성 친구의 깻잎 한 장을 젓가락으로 눌러 떼어 주는 것을 허용할 수 있는가를 두고 벌이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가상의 말싸움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런 일을 겪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
상견례 (sanggyeonnye) — 두 집안이 처음 마주 앉는 날
**상견례 (sanggyeonnye)**는 여러 사람이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 서로 인사하는 일, 그중에서도 결혼할 두 사람의 부모와 가족이 처음 만나 인사하는 자리를 뜻하는 말이다. 글자로만 보면 '처음 만나 인사한다'는 담담한 뜻인데, 한국 사람에게 이 단어는 좀처럼 담담하게 들리지
-
세배 — 설날 아침, 말보다 먼저 하는 인사
**세배 (sebae)**는 설에 웃어른에게 인사로 하는 절이라는 뜻이다. 설날 아침, 떡국 상을 물리고 나면 집 안이 잠깐 조용해진다. 어른들이 아랫목이나 소파 쪽에 나란히 앉고, 아이들과 젊은 사람들이 그 앞에 줄을 선다. 누군가 “이제 세배해야지” 하고 말을 꺼내면 그때부터 몇 분
-
복불복 — 열어 봐야 아는 일에 붙이는 말
**복불복 (bokbulbok)**은 어느 쪽이 걸릴지 미리 알 수 없고 결과가 순전히 운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같은 값을 내고, 같은 줄에 서고, 같은 조건에서 골랐는데도 누구는 좋은 것을 받고 누구는 아닌 것을 받는다 — 그 갈림 자체를 한 단어로 부른 말이다.
-
불멍 — 장작불 앞에서 아무 생각 없이 보내는 시간
캠핑장에서 저녁을 다 먹고 설거지까지 끝내고 나면, 사람들은 하나둘 모닥불 앞으로 모여 앉는다. 그러고는 말이 뚝 끊긴다. 누가 조용히 하자고 한 것도 아닌데 다들 불만 본다. **불멍 (bulmeong)**은 모닥불이나 난롯불처럼 타오르는 불을 멍하니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
등짝 스매싱 — 엄마 손바닥이 날아오는 그 소리
**등짝 스매싱 (deungjjak seumaesing)**은 잘못을 들킨 자식의 등을 부모가, 특히 어머니가 손바닥으로 세게 한 번 내리치는 일을 익살스럽게 부르는 말이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에서 “짝!” 하는 소리와 함께 자식이 등을 부여잡고 “아야!” 하는 장면이 나오면 십중팔구
-
갑질 (gapjil) — 지위가 무례로 바뀌는 순간
**갑질 (gapjil)**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무례하게 굴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멋대로 구는 행동이라는 뜻이다. 반찬이 늦게 나왔다고 종업원에게 소리를 지르는 손님, 부하 직원에게 사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상사, 계약서에 없는 일을 당연한 듯 요구하는 발주
-
김칫국 마시다 — 떡 줄 사람은 아직 생각도 없는데
**김칫국 마시다 (gimchitguk masida)**는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가 이미 온 것처럼 혼자 믿고 미리 들뜨거나 준비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
한복 (hanbok) — 설날 아침에만 꺼내는 옷은 아니다
설 연휴 첫날 아침, 아파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평소와 전혀 다른 옷차림이 서 있다. 소매가 넉넉하고 치맛단이 발등까지 내려오는 옷, 그리고 그 옆에 색이 층층이 들어간 저고리를 입은 아이. **한복 (hanbok)**은 '한국의 전통 의복'이라는 뜻이다. 명절 아침, 결혼식 폐백,
-
힐링 — 한국 사람이 하루를 버티는 가장 작은 방법
한국 친구에게 주말에 뭐 했냐고 물어보면, 열에 서넛은 이 단어로 답을 마무리한다. 어디 다녀왔다는 이야기 끝에 꼭 한 마디가 붙는다. ‘진짜 힐링됐어.’
-
만 나이 — 한국에서 하루아침에 한 살 어려지는 셈법
**만 나이 (man nai)**는 태어난 날을 0살로 놓고 생일이 한 번 지날 때마다 한 살씩 더해 세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쓰는 나이 계산법이라는 뜻이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가장 자주 걸려 넘어지는 칸이 바로 이 칸이다. 주민센터 신청서의 나이 칸 앞에서, 병원 접수 창구에서